ㅇㅇ


 침낭 속에 웅크린 그의 귓가에 노래가 들린다. 빗바람과 파도 소리에 섞인 비통한 울음과, 죽음이 지나간 직후 어두워진 대지에 드리운 그림자가 섞여 바닷가 근처의 둥그런 돌들을 조각내었다. 부서진 돌 파편이 낡은 오두막 지붕에 한가득 떨어져내린다.
 벌을 내리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그의 몸은 한층 더 두려움에 떨리고, 공포가 흠뻑 배인 공기가 바깥을 향해 조용히 흘러나갔다. 먹이를 찾아 해매는 짐승에게 공포의 향은 또한 각별하다. 새빨간 혀를 할짝이며 끝없이 몰려들 것이다. 허술한 물푸레나무 문짝은 몇십 초 내로 부서질 것이고, 그의 목숨은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의 사그러져 가는 불빛과 같다.
 사태를 변화시킬 방법은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생각할 수도, 생각하려 노력하기조차 불가능했다. 끝없는 공포와 절망에 둘러싸여 허기진 정신은 이미 가늘게 떨리는 맥박을 유지하기조차 힘겨웠다.
 죽음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맥없이 짐승의 밥이 된다고 생각해도 평소의 그에겐 커다란 공포로 다가오지 않았을 그런 감각이 인간의 육성...... 희생자들의 절규로 된 영송(靈誦)이 되어 맥동하며 귓가에 흐르자 앞으로 펼쳐질 관경이 눈에 잡힐 듯 보이며 알아차려 버린 미래의 공포가 혈관을 타고 불거졌다.
 "「..........」!" 
 믿을 수 없이 깨끗한 외침이 눅진한 공기를 깨뜨리며 멀리 퍼졌다. 살아 있는 인간의 더없이 고귀한 생명, 추악한 생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깃드는 성스러운 생명도, 끈적한 짐승의 위장 속을 타고 흘러내려 그 성질이 변성될 때는 마지막 비명을 지르곤 한다. 그 비명은,  침울한 병실의 죽어버린 환자의 마지막 링거액(液)이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투신한 인간의 두개골이 바닥에 닿아 덧없이 허물어지는 소리, 암으로 썩어 버린 거무죽죽한 폐포가 호흡에 눌려 터지는 소리이다.
 끝없이 늘어놓을 수 있는 예시가 하나의 까만 점에 밀려 터지는 소리가 낡은 오두막 속에서 뭉그러졌다.
 짐승의 위장에서 소화된 생명은 그 짐승의 생명이 된다. 그러나 공포의 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짐승, 각진 비탈의 동굴 속과 깊은 바다의 끝없는 산호그늘 속에서만 그 생명이라 부르기도 끔찍한 이단을 지니고 있는 짐승은 흔한 것이 아니다.
 피처럼 새빨간 혀와 뭉그러진 가죽을 지니고, 한 마리이며 무한한 머릿수를 가진 그 짐승의 이름은 '타르그'.
 뱃속에 끝없이 들어찬 악덕과, 잔뜩 짓무른 기포가 터지고, 고열에 동자가 익어버려 걸쭉한 액체를 흘리는 눈을 지닌, 바깥 세상의 짐승이다. 육즙이 흘러내리는 육괴와 반쯤 잘린 정강이뼈 사이로 흐르는 허연 액체를 탐욕스레 들이키고, 몸 속에서 영혼을 붙잡는 주름투성이 일곱 손가락이 변성된 그의 영혼을 부여잡았다.
 괴물의 몸 속에서 영혼은 주먹만한 타르 덩어리이다. 넷째 손가락인 중지를 깊숙이 찔러넣었다 빼면 영혼의 고막이 터지고 피가 흘러나온다. 넘치는 피는 펼친 손바닥 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피가 빠진 영혼은 가운데가 텅 빈 원 모양이 되는데, 이 가운데를 짐승의 촉수가 관통한다. 그리고 짐승의 몸 안에서 흐르는 부정한 것을 흐르게 한다.
 이리하여 인간의 영혼은 타르그의 세포가 되는 것이다.

by Eibon | 2008/01/05 22:44 | 소설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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